ETF 수수료는 광고에 적힌 숫자가 아닙니다 — 총보수 0.0068%와 실부담 0.1387% 사이에서 20년에 941만원이 빠집니다
2025년 2월,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미국 S&P500 ETF 총보수를 하루 간격으로 내렸습니다. 미래에셋 TIGER가 0.07%에서 0.0068% 로, 다음 날 삼성 KODEX가 0.0099%에서 0.0062%로, 나흘 뒤 KB RISE가 0.01%에서 0.0047% 까지 내려갔습니다(비즈워치, 2025년 2월 13일 보도). 1억 원을 맡겨도 연 보수가 4,700원. 여기까지가 광고에 적힌 숫자입니다. 그런데 같은 기사에 조용히 붙어 있던 다른 표가 있습니다. 같은 상품들의 실부담비용률 은 TIGER 0.1387%, RISE 0.1587%, ACE 0.1755%, KODEX 0.2281%였습니다(2025년 1월 말 기준). 광고에 적힌 자리에서 한 칸만 옆으로 가면, 숫자가 20배 이상 커집니다. 이 글은 그 차이가 어디서 생기고, 20년을 굴렸을 때 실제로 얼마가 되는지를 직접 계산해 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1억 원 기준 941만 원 입니다. 광고에 적힌 총보수는 비용의 일부일 뿐입니다 ETF 비용을 하나의 숫자라고 생각하면 계속 틀립니다. 실제로는 성격이 다른 세 덩어리가 층으로 쌓입니다. 첫 번째 층이 총보수 입니다. 운용사가 가져가는 운용보수에 판매·수탁·사무관리 보수를 더한 값이고, 상품 이름 옆에 크게 적히는 바로 그 숫자입니다. 운용사가 스스로 정하는 값이라 경쟁으로 얼마든지 내릴 수 있습니다. 2025년 2월의 인하 경쟁이 이 층에서 벌어졌습니다. 두 번째 층이 기타비용 입니다. 지수 사용료, 회계감사비, 주식 예탁비용처럼 펀드를 굴리려면 어차피 나가는 돈입니다. 총보수와 기타비용을 합한 값을 합성총보수(TER) 라고 부릅니다. 이 층은 운용사가 마음대로 0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세 번째 층이 매매·중개수수료 입니다. ETF가 지수를 따라가려고 안에 담은 주식을 사고팔 때 증권사에 내는 비용입니다. 지수 구성 종목이 자주 바뀌거나, 분배금을 자동 재투자하는 구조라면 이 층이 두꺼워집니다. 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