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월 125만원 넘기면 세금이 3배 — 같은 3억인데 인출 설계로 3,960만원 갈린다 (연금저축·IRP 2026 완전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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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저축과 IRP를 합쳐 3억원을 모았다고 해보자. 이 돈을 5년에 나눠 찾으면 세금이 4,950만원, 20년에 걸쳐 찾으면 1,568만원, 2026년부터 새로 생긴 종신수령 계약으로 받으면 990만원이다. 계좌도 같고 금액도 같은데, 언제 얼마씩 빼느냐만 바꿔서 3,960만원이 갈린다.
연금계좌 이야기는 대부분 "얼마 넣으면 얼마 돌려받는다"에서 끝난다. 그런데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을 결정하는 건 넣을 때가 아니라 뺄 때다. 납입 단계에서 아낀 세액공제 148만원을 인출 설계 한 번 잘못해서 수천만원 단위로 토해내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오늘은 그 인출 단계만 파고든다.
연금계좌에서 돈이 나오는 순서는 정해져 있다
내 연금계좌 잔액은 성격이 다른 세 덩어리가 섞여 있다. 그리고 금융회사는 내가 고를 수 없는 법정 순서로 이 덩어리를 꺼내 준다.
-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원금 — 한도를 넘겨 넣었거나 공제 신청을 안 한 돈. 이미 세금을 낸 돈이라 꺼낼 때 과세되지 않는다.
- 이연퇴직소득 — 퇴직금을 IRP로 받아 굴린 부분. 퇴직소득세를 미뤄둔 돈이다.
- 세액공제 받은 원금 + 운용수익 — 매년 연말정산에서 환급받은 돈과 그 돈이 불어난 부분. 여기가 연금소득세의 무대다.
이 순서 때문에 연금 개시 초반에는 세금이 거의 안 붙다가, 1번 덩어리를 다 쓴 시점부터 갑자기 세금 체감이 커진다. "작년엔 안 뗐는데 올해부터 왜 떼느냐"는 질문의 답이 대부분 여기에 있다. 오늘 계산은 가장 흔한 경우인 3번 재원을 기준으로 한다.
연 1,500만원 — 세율이 3배로 뛰는 선
사적연금(연금저축·IRP의 세액공제 재원)에서 한 해에 받은 금액이 1,500만원 이하면 나이에 따라 3.3~5.5%만 떼고 끝난다. 여기서 1원이라도 넘어가면 그해 연금소득 전액이 종합과세 대상이 되거나, 신청해서 16.5% 분리과세를 선택해야 한다. 초과분만 무거워지는 게 아니라 전체가 넘어간다는 점이 핵심이다.
1,500만원을 12로 나누면 월 125만원이다. 이 숫자가 사실상 연금 설계의 기준선 역할을 한다.
| 구분 | 조건 | 세율(지방세 포함) |
|---|---|---|
| 연 1,500만원 이하 | 만 55~69세 | 5.5% |
| 연 1,500만원 이하 | 만 70~79세 | 4.4% |
| 연 1,500만원 이하 | 만 80세 이상 | 3.3% |
| 연 1,500만원 이하 | 종신수령 계약(2026 신설) | 3.3% (나이 무관) |
| 연 1,500만원 초과 | 종합과세 또는 분리과세 선택 | 16.5% 또는 6.6~49.5% |
| 연금수령한도 초과분 | '연금 외 수령'으로 간주 | 16.5% 기타소득세 |
2026년에 달라진 두 가지
① 종신수령 계약 — 나이와 무관하게 3.3%
기존에는 80세가 되어야 볼 수 있던 최저 세율을, 종신 형태로 받기로 계약하면 55세부터 바로 적용받는다. 55세에 개시하는 사람 기준으로 5.5%가 3.3%가 되니 세부담이 40% 줄어드는 셈이다.
다만 종신수령은 말 그대로 죽을 때까지 나눠 받는 계약이라, 중간에 목돈이 필요해도 마음대로 헐 수 없다. 또 모든 상품에서 되는 것도 아니다. 종신 지급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상품이어야 하므로, 지금 들고 있는 연금저축펀드나 IRP가 이 계약을 지원하는지는 가입한 금융회사에 직접 확인해야 한다.
② 퇴직금 재원은 감면 구간이 3단계로
퇴직금을 IRP에 넣어 연금으로 받을 때 내는 퇴직소득세는 원래 10년 이하 30% 감면, 11년차부터 40% 감면의 2단계였다. 2026년 1월 1일 이후 수령분부터 20년 초과 구간이 신설돼 최대 50%까지 감면된다. 오래 나눠 받을수록 유리한 구조가 한 칸 더 늘어난 것이다. 퇴직금 재원 계산은 퇴직금 일시금 vs IRP 연금수령 세금 비교에서 따로 다뤘으니 함께 보면 좋다.
직접 계산: 3억원, 세 가지 인출 시나리오
전제 — 만 55세, 연금저축+IRP 평가액 3억원, 전액 '세액공제 받은 원금+운용수익' 재원. 계산을 단순하게 보기 위해 인출 기간 중 추가 운용수익은 없다고 가정한다(실제로는 남은 잔액이 계속 불어나므로 총액과 세금 모두 커진다).
A안 — 5년에 몰아서, 연 6,000만원씩
먼저 연금수령한도에 걸린다. 1년차 한도는 3억 ÷ (11 − 1) × 120% = 3,600만원. 6,000만원을 찾으면 3,600만원까지만 연금소득이고, 나머지 2,400만원은 '연금 외 수령'으로 분류돼 기타소득세 16.5%를 뗀다.
- 한도 내 3,600만원 → 1,500만원을 넘으므로 16.5% 분리과세 = 594만원
- 한도 초과 2,400만원 → 기타소득세 16.5% = 396만원
- 1년차 세금 합계 990만원 (실효세율 16.5%)
이 구조가 5년 내내 반복되니, 결국 3억원 전체에 16.5%가 붙는 것과 같다. 총 4,950만원.
B안 — 20년에 걸쳐, 연 1,500만원씩
1,500만원 선을 정확히 지키면 저율 분리과세가 유지된다.
- 만 55~69세 15년간: 1,500만원 × 5.5% = 82만 5,000원 × 15년 = 1,237만 5,000원
- 만 70~74세 5년간: 1,500만원 × 4.4% = 66만원 × 5년 = 330만원
- 총 1,567만 5,000원
한도도 문제없다. 1년차 한도 3,600만원, 2년차는 잔액 2억 8,500만원 ÷ (11−2) × 120% = 3,800만원으로 오히려 늘어난다. 11년차부터는 한도 자체가 사라진다.
C안 — 종신수령 계약으로 설계
연 1,500만원 이하를 유지하면서 종신수령 계약을 맺으면 나이와 무관하게 3.3%. 3억원 × 3.3% = 990만원.
| 시나리오 | 수령 방식 | 총 세금 | 실효세율 |
|---|---|---|---|
| A안 | 5년 · 연 6,000만원 | 4,950만원 | 16.5% |
| B안 | 20년 · 연 1,500만원 | 1,568만원 | 5.2% |
| C안 | 종신수령 계약 | 990만원 | 3.3% |
A안과 C안의 차이가 3,960만원이다. 투자를 더 잘해서 번 돈이 아니라, 인출 스케줄만 바꿔서 남긴 돈이다.
연금수령한도, '11년의 법칙'을 숫자로 보면
연금수령한도 계산식은 이렇다.
연금수령한도 = 그 해 계좌 평가액 ÷ (11 − 연금수령연차) × 120%
3억원 계좌에서 매년 1,500만원씩 뺀다고 가정하고 한도를 계산해 보면 이렇게 움직인다.
| 연금수령연차 | 연초 평가액 | 그 해 한도 |
|---|---|---|
| 1년차 | 3억원 | 3,600만원 |
| 3년차 | 2억 7,000만원 | 4,050만원 |
| 5년차 | 2억 4,000만원 | 4,800만원 |
| 10년차 | 1억 6,500만원 | 1억 9,800만원 |
| 11년차 이후 | — | 한도 없음 |
한도가 빡빡한 구간은 사실 초반 몇 년뿐이고, 뒤로 갈수록 사실상 의미가 없어진다. 여기서 나오는 실전 팁이 하나 있다. 연금수령연차는 실제로 연금을 받기 시작한 시점부터 쌓인다. 그래서 55세에 월 몇만원이라도 개시해 두면, 정작 목돈이 필요한 60대 중반에는 이미 11년차를 넘겨 한도에서 자유로워진다. 개시만 해두고 소액만 받는 전략이 흔히 쓰이는 이유다.
참고로 2013년 3월 1일 이전에 가입한 계좌는 연금수령연차를 6년차부터 세는 특례가 있어 훨씬 유리하다. 오래된 계좌를 갖고 있다면 해지 전에 이 부분을 꼭 확인하는 게 좋다.
16.5% 분리과세가 항상 정답은 아니다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오해가 많은 대목이다. "1,500만원 넘으면 16.5% 내면 되지"라고 정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소득이 없는 은퇴자라면 종합과세가 오히려 절반 이하일 수 있다.
연금소득 3,600만원, 다른 소득은 없는 사람으로 직접 계산해 보자.
- 연금소득공제: 630만원 + (3,600만원 − 1,400만원) × 10% = 850만원
- 연금소득금액: 3,600만원 − 850만원 = 2,750만원
- 본인 기본공제 150만원 차감 → 과세표준 2,600만원
- 산출세액: 2,600만원 × 15% − 126만원(누진공제) = 264만원
- 지방소득세 10% 포함 = 약 290만원 → 실효세율 8.1%
16.5%를 선택했다면 594만원, 종합과세를 택하면 약 290만원. 300만원 이상 차이다. 반대로 임대소득이나 근로소득이 함께 있어 과세표준이 높은 구간이면 16.5%가 안전하다. 결론은 하나다. 1,500만원을 넘긴 해에는 둘 다 계산해 보고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때 유리한 쪽을 고르면 된다. 자동으로 유리하게 처리되지 않는다.
세금보다 무서운 건 건강보험료다
은퇴 후 현금흐름을 실제로 갉아먹는 건 세금보다 건강보험료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여기서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의 대우가 완전히 다르다.
| 구분 |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 연금저축·IRP |
|---|---|---|
| 지역가입자 보험료 산정 | 소득의 50% 반영 | 반영 안 됨 |
| 피부양자 자격 판정 | 100% 소득에 포함 | 포함 안 됨 |
피부양자 자격은 연 합산소득 2,000만원 이하(재산세 과세표준 5억 4,000만원 이하 기준)에서 유지되는데, 이 2,000만원을 계산할 때 국민연금은 전액 들어가고 연금저축·IRP 수령액은 빠진다. 국민연금 수령액이 이미 커서 경계선에 있는 사람이라면, 같은 노후 생활비를 만들 때 어느 주머니에서 꺼내느냐가 건보료를 좌우한다는 뜻이다. 자세한 기준선은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상실 기준 글에 정리해 뒀다.
다만 사적연금을 종합과세로 신고한 해의 실무 처리는 사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금액이 큰 경우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개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연금 개시 전 체크리스트 7
- 내 계좌의 재원 구성(세액공제 안 받은 원금 / 이연퇴직소득 / 세액공제분)을 금융회사 앱에서 확인했는가
- 연금 개시 나이를 정했는가 — 55세에 소액이라도 개시하면 연금수령연차가 쌓이기 시작한다
- 연간 수령액을 1,500만원 이하로 맞출 수 있는 구조인가
-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진 연금계좌 수령액을 합산해서 계산했는가(1,500만원은 계좌별이 아니라 합산 기준)
- 국민연금 수령 시점과 사적연금 인출 시점이 한 해에 몰리지 않게 배치했는가
- 1,500만원을 넘긴 해라면 종합과세와 16.5% 분리과세를 둘 다 계산해 봤는가
- 종신수령 계약이 가능한 상품인지 금융회사에 확인했는가
자주 묻는 질문
Q1. 1,500만원 기준에 국민연금도 포함되나요?
포함되지 않습니다. 1,500만원은 연금저축·IRP의 세액공제 받은 원금과 운용수익에서 나온 사적연금소득만 따집니다. 국민연금은 별도의 공적연금소득으로 과세되며,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과세되는 구조입니다.
Q2. 1,500만원을 조금만 넘겨도 전액이 높은 세율인가요?
네. 초과분에만 붙는 게 아니라 그해 사적연금소득 전체가 종합과세 또는 16.5% 분리과세 대상이 됩니다. 그래서 연말에 잔여 인출을 계획할 때 1,500만원 선을 넘길지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넘길 것 같으면 이듬해로 미루는 것만으로 세율이 달라집니다.
Q3. 여러 금융회사에 연금계좌가 나뉘어 있으면 어떻게 되나요?
1,500만원은 계좌 단위가 아니라 개인 합산 기준입니다. A증권에서 900만원, B은행에서 800만원을 받으면 합계 1,700만원으로 기준을 넘깁니다. 각 금융회사는 자기 쪽 지급액만 알기 때문에 원천징수는 저율로 되지만, 5월에 정산하면서 추가 부담이 생깁니다. 계좌가 흩어져 있다면 관리 편의를 위해 통합을 검토해 볼 만한데, 이때 상품을 팔지 않고 옮기는 방법은 퇴직연금 실물이전 글에 정리해 뒀습니다.
정리하면
연금계좌에서 세금을 줄이는 핵심 원칙은 단순하다. 길게, 그리고 한 해에 1,500만원 아래로. 여기에 2026년 신설된 종신수령 계약을 얹으면 3.3%까지 내려간다. 반대로 급하다고 5년 안에 몰아 빼면 애써 쌓은 절세 효과가 16.5%에 통째로 씻겨 나간다.
그리고 한 가지 더. 1,500만원을 넘긴 해에 자동으로 유리한 쪽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은 꼭 기억해 두자. 다른 소득이 없는 은퇴자에게는 종합과세가 훨씬 나은데도, 몰라서 16.5%를 그냥 두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5월에 30분만 계산해 보면 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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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26년 8월 2일 기준 공개된 세법·건강보험 관련 제도를 정리한 정보성 콘텐츠이며, 특정 상품 가입이나 투자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실제 세액은 재원 구성, 가입 시점, 다른 소득 유무, 부양가족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반드시 가입 금융회사와 세무 전문가를 통해 개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제도는 개정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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