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F, 지수 제자리여도 20일에 -4.7%

레버리지 ETF 음의 복리, 지수 제자리여도 계좌는 줄어드는 구조

코스피가 20거래일 동안 하루 +5%, 다음 날 -4.76%를 번갈아 오가다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해 보자. 지수 ETF에 넣은 1,000만원은 그대로 1,000만원이다. 그런데 같은 기간 2배 레버리지 ETF에 넣은 1,000만원은 953만원, 곱버스(인버스 2배)에 넣은 돈은 866만원이 된다. 지수는 한 푼도 안 움직였는데 47만원, 134만원이 사라진 셈이다.

이 차이가 요즘 민원 창구로 몰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2026년 9월 28일 내놓은 상반기 민원 동향을 보면 금융투자 민원이 9,548건으로 1년 전보다 86.1% 늘었고, 증권사 민원은 99.6%, 자산운용사 민원은 377.1% 뛰었다. 금감원은 주식·ETF 거래 불만과 스페이스X 공모주 과대광고를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지수는 올랐는데 왜 내 레버리지는 손실이냐"는 불만이 그 안에 섞여 있다.

이 글은 그 "왜"를 숫자로 풀어 본다. 레버리지 ETF가 나쁜 상품이라서가 아니라, 매일 배율을 다시 맞추는 구조 때문에 생기는 손실이다. 구조를 알면 언제 들고 가도 되고 언제 빨리 내려야 하는지 경계선이 보인다.

1. 레버리지 ETF는 "기간 수익률 2배"가 아니다

레버리지 ETF가 약속하는 것은 하루 수익률의 2배다. 한 달, 1년 수익률의 2배가 아니다. 운용사는 매일 장 마감 뒤 선물 비중을 다시 맞춰 다음 날도 정확히 2배가 되게 만든다. 이걸 일일 재조정(리밸런싱)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수익률이 곱셈으로 쌓인다는 데 있다. 지수가 100에서 +10%로 110, 다음 날 -9.09%로 다시 100이 됐다고 하자. 2배 상품은 첫날 +20%로 120, 다음 날 -18.18%로 98.2가 된다. 지수는 원점인데 레버리지는 1.8% 손해다. 오르고 내리는 폭이 클수록, 그리고 그 횟수가 많을수록 이 손해가 쌓인다. 흔히 음의 복리, 변동성 끌림이라고 부르는 현상이다.

구분1일차2일차2일 뒤 누적
지수(1배)+10%-9.09%0%
레버리지 2배+20%-18.18%-1.82%
인버스 2배(곱버스)-20%+18.18%-5.45%

곱버스 쪽 손해가 세 배쯤 크다는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이유는 뒤에서 따로 설명한다.

2. 직접 계산 ① 지수가 제자리일 때, 20거래일 뒤 1,000만원

한 달(약 20거래일) 동안 지수가 오르내림을 반복하다 원점으로 돌아온 경우를 흔들림 크기별로 계산했다. 하루 +a%, 다음 날 원점으로 돌아가는 하락을 10번 되풀이한 값이다. 총보수와 괴리율은 빼고 구조만 본 숫자다.

하루 흔들림지수 ETF레버리지 2배3배 / 곱버스
±2% (평소 장)1,000만원992만원 (-0.8%)977만원 (-2.3%)
±3% (출렁이는 장)1,000만원983만원 (-1.7%)949만원 (-5.1%)
±5% (사이드카 장)1,000만원953만원 (-4.7%)866만원 (-13.4%)

평소 장에서는 한 달에 8만원 남짓이라 잘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하루 5%씩 흔들리는 장이 한 달 이어지면 2배 상품은 47만원, 3배나 곱버스는 134만원이 구조만으로 빠진다. 지난 7월 코스피가 하루 4%대 급락해 매도 사이드카가 걸렸던 때 같은 장이 딱 이 구간이다.

3. 직접 계산 ② 방향이 한쪽으로 이어지면 오히려 2배를 넘는다

음의 복리만 보면 레버리지는 무조건 손해 같지만, 그렇지 않다. 지수가 한 방향으로 꾸준히 움직이면 복리가 거꾸로 유리하게 작동한다. 20거래일 동안 매일 +1%, 또는 매일 -1%가 이어진 경우다.

20일 흐름지수2배3배곱버스
매일 +1%+22.0%+48.6% (1,486만원)+80.6%-33.2%
매일 -1%-18.2%-33.2%-+48.6%

매일 1%씩 오른 달에는 2배 상품이 지수 수익률 22%의 두 배인 44%보다 4.6%포인트 더 번다. 매일 1%씩 빠진 달에는 지수 손실 18.2%의 두 배인 36.4%보다 덜 잃는다. 정리하면 레버리지 ETF는 방향이 뚜렷할 때는 2배 이상, 오르락내리락할 때는 2배 이하를 준다. 올해 코스피처럼 추세가 강했던 해에는 레버리지가 크게 이겼고(코스피200 ETF 올해 80% 계산 참고), 같은 상품이 박스권에서는 조용히 깎인다.

4. 한 줄 공식: 1년에 얼마나 새나

매번 표를 만들 필요 없이 어림하는 방법이 있다. 2배 상품이 구조 때문에 잃는 몫은 대략 (하루 변동성)² × 보유 거래일수다. 3배와 곱버스는 여기에 3을 곱한다. 배율 L일 때 손실 계수가 L×(L-1)÷2라서 2배는 1, 3배는 3, 인버스 2배(L=-2)도 3이 나온다. 곱버스가 겉보기엔 2배인데 3배 레버리지만큼 새는 이유가 이것이다.

하루 변동성2배, 20일2배, 60일2배, 1년(250일)3배·곱버스, 1년
1.0%-0.2%-0.6%-2.5%-7.2%
1.5%-0.4%-1.3%-5.5%-15.5%
2.0%-0.8%-2.4%-9.5%-25.9%
3.0%-1.8%-5.3%-20.2%-49.1%

지수가 1년 동안 제자리일 때 추가로 빠지는 몫이다(총보수 별도). 하루 변동성 2%짜리 장에서 곱버스를 1년 묵히면 지수가 그대로여도 4분의 1이 사라진다. "언젠가 빠지겠지" 하고 곱버스를 장기 보유하는 것이 가장 비싼 선택인 이유다.

직접 계산 ③ 똑같이 -14% 갔다 돌아와도 결과가 다르다

"제자리로 돌아오면 무조건 크게 깎인다"도 반만 맞다. 이번에는 지수가 10거래일 동안 매일 1.5%씩 빠져 -14.0%가 된 뒤, 다음 10거래일 동안 매일 1.52%씩 올라 원점으로 돌아온 경우를 계산했다. 2절과 같은 원점 복귀지만 이번에는 오르내림이 뒤섞이지 않고 한 방향씩 이어졌다.

1,000만원 기준10일 하락 뒤10일 회복 뒤2절(들쭉날쭉 ±3%)과 비교
지수860만원1,000만원1,000만원
2배737만원995만원983만원
3배631만원986만원949만원
곱버스1,344만원986만원949만원

같은 20일, 같은 원점 복귀인데 2배 상품 손실이 0.5%에 그쳤다. 결과를 가르는 것은 "얼마나 멀리 갔다 왔나"가 아니라 하루하루 방향이 얼마나 자주 바뀌었나다. 그래서 박스권에서 위아래로 출렁이는 장이 레버리지에 가장 불리하다. 반대로 곱버스 보유자라면 표의 두 번째 칸을 봐야 한다. 10일 만에 34% 벌었던 계좌가 회복 구간을 버티는 사이 원금 아래로 내려왔다. 수익이 났을 때 정한 기한대로 내리지 않으면 이렇게 된다.

자주 보는 실수 세 가지

  • 지수 차트만 보고 판단한다. 코스피가 한 달 전 가격으로 돌아왔으니 내 레버리지도 본전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계좌에 찍힌 평가액은 그 사이 출렁임만큼 줄어 있다. 판단 기준은 지수가 아니라 상품의 기준가다.
  • 물타기로 평균 단가를 낮춘다. 1배 상품에서는 통하는 방법이지만 레버리지에서는 들쭉날쭉한 장이 길어질수록 매일 새는 몫까지 같이 불어난다. 추가 매수 전에 4절 표로 앞으로 몇 주 동안 샐 몫을 먼저 뽑아 보는 것이 순서다.
  • 곱버스를 헤지 수단으로 오래 둔다. 주식 계좌 하락을 막으려고 곱버스를 섞어 두는 경우가 많은데, 헤지 효과는 며칠 단위에서만 계산대로 나온다. 몇 달이 지나면 지수가 빠져도 곱버스 수익이 기대보다 작게 찍힌다.

5. 상황별 판단 기준: 들고 가도 되나, 내려야 하나

위 공식을 바탕으로 경계선을 정리하면 이렇다. 기준은 "구조 손실이 기대하는 방향성 수익을 먹어 치우는가"다.

  • 보유 5거래일 이내, 방향 확신이 있을 때: 구조 손실은 하루 변동성 2%에서도 0.2% 안팎이다. 단기 매매용으로 설계된 상품 본래 쓰임새에 맞다.
  • 보유 1~3개월, 하루 변동성 1.5% 이하: 2배 상품은 1% 남짓 새는 수준이라 추세가 이어진다면 감당할 만하다. 3배·곱버스는 이 구간부터 4% 가까이 새므로 목표 수익이 10% 미만이면 비효율적이다.
  • 하루 변동성 3% 이상인 장: 2배도 한 달에 1.8%, 석 달에 5%가 샌다. 방향이 안 보이면 비중을 줄이거나 1배 상품으로 옮기는 편이 계산상 낫다.
  • 곱버스를 "하락 보험"으로 몇 달 이상 묻어 두려는 경우: 3배와 같은 속도로 새므로 보험료가 매우 비싸다. 하락이 늦게 오면 하락이 와도 본전을 못 찾는다.

하루 변동성은 최근 20거래일 등락률의 크기를 눈으로 봐도 대략 잡힌다. 하루 1~2% 오가는 날이 대부분이면 1.5% 안팎, 3% 넘는 날이 자주 섞이면 2.5% 이상으로 보면 된다.

6. 거래 전에 거쳐야 하는 두 관문

국내 상장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처음 사려면 금융투자교육원의 사전교육을 들어야 한다. 약 1시간 온라인 강의이고, 해외 상장 레버리지 상품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교육 과정이 따로 있다(금융투자교육원, 2026년 9월 기준). 여기에 기본예탁금 요건이 붙는데, 기본은 1,000만원이지만 증권사와 투자자 등급에 따라 달라진다. 교육 이수번호 등록 절차는 레버리지 사전교육·예탁금 세팅 글에 정리해 두었다.

교육을 들었다고 음의 복리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교육은 "살 수 있는 자격"을 줄 뿐, 언제 팔아야 하는지는 위 계산이 정한다.

7. 매수 전 체크리스트

  1. 이 상품이 추종하는 것이 하루 수익률의 몇 배인지 확인했다(2배, 3배, -1배, -2배).
  2. 보유 기간을 거래일로 정했다. 정하지 못했다면 레버리지가 아니라 1배 상품이 맞다.
  3. 최근 20거래일 하루 등락폭으로 변동성을 어림했고, 4절 표에서 예상 누수를 찾아봤다.
  4. 예상 누수보다 기대 수익이 충분히 큰지 비교했다(누수의 3배 이상이 한 기준).
  5. 곱버스라면 3배 레버리지와 같은 속도로 샌다는 점을 계산에 넣었다.
  6. 총보수와 시장가격·순자산가치 괴리를 운용사 공시에서 확인했다.
  7. 손절선과 보유 기한을 미리 적어 두었다.

8. 자주 묻는 질문

Q. 지수가 원래 자리로 돌아왔는데 왜 레버리지는 손실인가요?

하루 단위로 2배를 맞추기 때문이다. 떨어진 뒤에는 줄어든 금액에 다시 2배가 걸리므로 같은 폭을 회복해도 원금으로 못 돌아간다. 1절 표처럼 +10%와 -9.09%를 한 번씩 겪으면 2배 상품은 1.82% 손해다. 불공정 거래가 아니라 상품 설계 그대로의 결과다.

Q. 레버리지 ETF는 장기 투자하면 안 되나요?

무조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3절처럼 추세가 강한 해에는 지수의 2배 이상을 벌 수 있다. 다만 결과가 "지수 방향"과 "변동성" 두 가지에 달려 있어 1배 상품보다 훨씬 예측하기 어렵다. 장기로 들고 간다면 하루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에서 비중을 줄이는 규칙을 미리 정해 두는 것이 좋다.

Q. 곱버스가 2배인데 왜 3배만큼 깎이나요?

손실 계수가 배율 L에 대해 L×(L-1)÷2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L=2면 1, L=-2면 (-2)×(-3)÷2=3이다. 2절 표에서 3배와 곱버스 숫자가 똑같이 나온 것도 같은 이유다.

Q. 레버리지로 손실을 봤는데 민원을 넣을 수 있나요?

상품 구조 때문에 생긴 손실 자체는 보상 대상이 아니다. 다만 판매 과정에서 설명을 빠뜨렸거나 과장 광고가 있었다면 금감원 민원 대상이 될 수 있다. 올해 금융투자 민원이 86.1% 늘어난 배경에도 이런 설명·광고 문제가 있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자료: 금융감독원 2026년 상반기 금융민원 동향(2026년 9월 28일 발표), 금융투자교육원 사전교육 안내(2026년 9월 기준). 본문 계산은 총보수·괴리율·세금을 뺀 이론값으로, 실제 상품 수익률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닌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판단과 그 결과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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